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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단어로 떠오르는 생각을 쭉 이어가는 공간입니다. [단어]라는 이름으로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합니다.
2007.11.05 일요일 저녁에 쓰다.
만남은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. 11/04
관계의 시작은 애정이다. 11/05
관계의 시작은 애정이다. 때론 애증이기도 하지만. 마음을 쓰는 일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. 소중한 에너지는 관심과 애정, 긍정적 반응에서 시작한다.
서가에 있는 책을 뒤적이다가 김연수 소설 <벚꽃 새해>를 발견했다.
"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."
성진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.
"미쳤냐? 내가 왜?"
정연은 실망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.
"다 까먹었구나. 하긴, 같이 <몽중인>을 본 것도 잊었으니까. 오빠는 방콕에서 만났을 때부터라지만. 나는 그때부터였는데. 우리 둘이서 아현동 어두컴컴한 비디오방에 앉아서 그 대사를 들을 때부터. 왜, <몽중인>의 첫 장면에서 임청하가 그러잖아. 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. 죽음 뒤의 적막을 견딜 수 없을 테니까."
스무 살 무렵의 언젠가처럼 정연이 대사를 읊조렸다.
"잠꼬대 같은 소리네."
"지금 들어보니까 그렇네. 그땐 그런 대사들, 다 내 것 같았는데."
"그게 그렇더라구. 어릴 때만 해도 인생이란 나만의 것만 남을 때까지 시간을 채로 거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, 서른이 되고 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더라. 막상 서른이 되고 보니 남는 게 하나도 없어. 다 남의 것이야. 내 건 하나도 없어."
그러자 정연이 한숨을 내뱉었다.
"그러게. 2년을 꼬박 다녔는데, 계약 해지. 내게 남는 거 하나 없이 다시 빈털터리. 이게 뭐야?"
<<사월의 미, 칠월의 솔>>, 김연수, 문학동네, <벚꽃 새해>, 29-30p.
<<세계의 끝 여자친구>>가 김연수 작가 소설 중 최고라 생각했었는데, 오늘은 <<사월의 미, 칠월의 솔>>이 더 좋다. 더 좋은 구절도 많지만, 팔이 아파 여기에서 멈추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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